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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_시

그래도 푸른 하늘이 많다

(2026년 3월 6일)


그래도 푸른 하늘이 많다


희망은 구석기시대나 신석기시대나
다 똑같을 것이다
그렇게 돌이 기억하는 희망이 있을 것이다
돌이 기억하는 절망도 있을 것이다
희망도 절망도 구석기시대나 신석기시대도 다 같을 것이다

곡기를 끊고 울면서
희망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밤이 있다
희망이 이미 죽었기 때문에 마음이 없는 순간이 있다
내 마음이 이미 없어졌기 때문에
절망도 환하게 꽃피는 돌이 있다

그러니까 내 마음만 없어지면 된다
펄펄 끓는 물에 마음이 엎어지면 된다
내 마음만 없어지면
시체 썩은 물로 양치를 한 후
내 마음만 없어지면 해골바가지 안에 맑은 샘물이 흐르고
그래서 희망을 슬픈 재앙이라고 부르지 않을 거다

희망에는 눈을 가리고 앉은 여자가 있고
절망에는 모래가 없다
돌과 돌과 돌
시와 시와 시
희망은 불완전했지만 완전했고
그래서 많은 페이지의 무수한 하늘이 있다
새로운 나를 낳고 싶다고 나는 푸른 하늘을 쳐다본다

* 김승희, [빵점 같은 힘찬 자유]에서 (30~31)
- 창비시선 530, 2026. 1.21



:
봄비 같기도 하고
봄눈 같기도 하던

진눈깨비
세차게 흩뿌리던 밤

드디어
책이라는 걸 손에 들고

술도 없이
꿀잠에 들다

봄이
왔다

( 260306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0305 동탄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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