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3일)
영진설비 돈 갖다주기
막힌 하수도 뚫은 노임 4만 원을 들고
영진설비 다녀오라는 아내의 심부름으로
두 번이나 길을 나섰다
자전거를 타고 삼거리를 지나는데 굵은 비가 내려
럭키수퍼 앞에 섰다가 후두둑 비를 피하다가
그대로 앉아 병맥주를 마셨다
멀리 쑥국 쑥국 쑥국새처럼 비는 그치지 않고
나는 벌컥벌컥 술을 마셨다
다시 한 번 자전거를 타고 영진설비에 가다가
화원 앞을 지나다가 문밖 동그마니 홀로 섰는
재스민 한 그루를 샀다
내 마음에 심은 향기 나는 나무 한 그루
마침내 영진설비 아저씨가 찾아오고
아내는 돌아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냥 나는 웃었고 아내의 손을 잡고 선
아이의 고운 눈썹을 보았다
어느 한쪽,
아직 뚫지 못한 그 무엇이 있기에
오늘도 숲 속 깊은 곳에서 쑥국새는 울고 비는 내리고
홀로 향기 잃은 나무 한 그루 문밖에 섰나
아내는 설거지를 하고 아이는 숙제를 하고
내겐 아직 멀고 먼
영진설비 돈 갖다주기
* 박철, [영진설비 돈 갖다주기]에서
- 지만지 육필시집, 2013.12.20
:
그럴리가 없는데
우리 얘기 같아서 좋다
책 팔아 술 드시던
울 할아버지
술 심부름 시키던
울 아버지
자꾸만
생각이 났다
내겐 아직 멀고 먼
술 끊는 이야기
( 231113 들풀처럼 )
#오늘의_시
영진설비 돈 갖다주기
막힌 하수도 뚫은 노임 4만 원을 들고
영진설비 다녀오라는 아내의 심부름으로
두 번이나 길을 나섰다
자전거를 타고 삼거리를 지나는데 굵은 비가 내려
럭키수퍼 앞에 섰다가 후두둑 비를 피하다가
그대로 앉아 병맥주를 마셨다
멀리 쑥국 쑥국 쑥국새처럼 비는 그치지 않고
나는 벌컥벌컥 술을 마셨다
다시 한 번 자전거를 타고 영진설비에 가다가
화원 앞을 지나다가 문밖 동그마니 홀로 섰는
재스민 한 그루를 샀다
내 마음에 심은 향기 나는 나무 한 그루
마침내 영진설비 아저씨가 찾아오고
아내는 돌아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냥 나는 웃었고 아내의 손을 잡고 선
아이의 고운 눈썹을 보았다
어느 한쪽,
아직 뚫지 못한 그 무엇이 있기에
오늘도 숲 속 깊은 곳에서 쑥국새는 울고 비는 내리고
홀로 향기 잃은 나무 한 그루 문밖에 섰나
아내는 설거지를 하고 아이는 숙제를 하고
내겐 아직 멀고 먼
영진설비 돈 갖다주기
* 박철, [영진설비 돈 갖다주기]에서
- 지만지 육필시집, 2013.12.20
:
그럴리가 없는데
우리 얘기 같아서 좋다
책 팔아 술 드시던
울 할아버지
술 심부름 시키던
울 아버지
자꾸만
생각이 났다
내겐 아직 멀고 먼
술 끊는 이야기
( 231113 들풀처럼 )
#오늘의_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