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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_시

겨울산

(2023년 11월 21일)


겨울산


한시절 붉고 노란 단풍으로
내 마음 끝없이 일렁이게 하더니
내 마음 일렁여 솔미치광이버섯처럼
내가 네 속을 헤매며
네가 내 속을 할퀴며 피
흘리게 하더니
이제 산은 겨울산이다
너는 먼빛으로도 겨울산이다

어느결에 소스라치게 단풍 들어
네 피에 내가 취해 가을이 가고
풍성했던 열애가 가고
이제 우린 겨울산이다
마침내 헐벗은 사랑이다
추운 애인아
누더기라도 벗어주랴
목도리라도 둘러주랴

쌀 한줌 두부 한모 사들고 돌아오는 저녁
내 야트막한 골목길에 멈춰서서 바라보면
배고픈 애인아
따뜻한 저녁 한끼 지어주랴
너도 삶이 만만치 않았으리니
내 슬픔에 네가 기대어
네 고독에 내가 기대어
겨울을 살자
이 겨울을 살자

* 김태정,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에서
- 창비시선 237, 2004. 7.30



:
눈 덮인 겨울산을 사진으로 보고 있자니
저 산에 다시 가고 싶어 근질거리지만,

남도는 아직 늦가을이니까,
우기며

#근무중이상무!

( 191121 들풀처럼 )


다행히?
아직도,

여태!
#근무중이상무!


( 231121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엊그제(2019년 겨울) , 백두산 자락에서, ㅅㅈㅅ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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