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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_시

열대야

(2023년 8월 3일)


                        열대야
              인생이란, 교회 오빠가 건네는 달콤한 아이스크림
              같은 게 아니라고 아이스크림이 말했다.


어느 날 불쑥,
아이스크림이 도망가자는
말을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서로의 귀를 의심하게 된다.
펭귄을 만나러 가자는 말일까, 공부나 하라는 말을
시적(詩的)으로 표현한 걸까
두 눈을 동그랗게 굴리게 된다, 그리고
천천히

아이스크림을 쳐다보며 아이스크림의 맛은
머리가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아무 생각 없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려던
우리는 아이스크림이 우리보다 더
비행기를 자주 타고, 북극곰과 친하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게 된다.

아이스크림의 말을 알아들은 사람은
아이스크림을 데리고 방 탈출 게임방이든
방탄소년단 콘서트든 어디든
가야 한다.

물론 나는 못 들은 척한다.

공부 좀 하면 뭘 하나?
인생은 교회 오빠가 아니라는 걸
아이스크림보다도 모르는
교복들, 미련한 곰탱이들은
좀 꺼져 주시지.

* 김륭, [사랑이 으르렁]에서
- 창비청소년시선 25, 2019.11.20



:
그때,
아이스크림이라도
건네 줬어야 했나?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미련한 곰탱이처럼

열대야
서성거리지만,

( 230803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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