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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_시

내 쪽으로 당긴다는 말

(2023년 7월 11일)


내 쪽으로 당긴다는 말


새벽이 차다
내가 자고 나온 방을 질질 끌고 나온 것 같은
새벽이다
동아줄을 어깨에 감고 무언가를 끌고 있는 느낌
일리야 레삔의 그림에서 배를 끄는 노예들 가운데
내가 끼어 있는 것 같다

실은 아무것도 끌지 않는데
내 쪽으로 끌어당겨지는 무언가가 있다
내 쪽이라는 말은 어느 정도
인간의 이기심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끌어당긴다는 것은 내 쪽이 아니고는 불가능하다

내 쪽으로 끌어당기는 포옹
내쪽으로 흡착하는 입맞춤
내 쪽으로 힘껏 끌어당기고 있는 사랑한다는 말

말이 당겨진다는 것
당겨져 어깨에 얹힌다는 것
평생 노예가 되어 끌어당겨도 좋을 사랑한다는 말
동아줄이 자꾸만 짧아지고 있다

* 정철훈, [뻬쩨르부르그로 가는 마지막 열차]에서
- 창비 2010


:
그래도
우짜든동,

오늘도
조금 더 당겨본다.

( 190711 들풀처럼 )


이제는
그만 당기고 싶다 ㅠㅠ

( 230712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Ilia_Efimovich_Repin_(1844-1930)_-_Volga_Boatmen_(1870-1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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