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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_시

페달이 돌아간다 2

(2023년 2월 7일)


                        페달이 돌아간다 2


단지 옆 수변 공원으론 새 한 마리 울고 있지 않은
어둑한 겨울이었습니다

공원을 따라 반듯하게 포장된 자전거도로 옆으로
아파트 단지의 창들은 빠짐없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장갑도 끼지 않은 형은 움켜쥔 주먹들을
연신 퍼런 입술로 번갈아가며 불어대면서도
페달 밟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자전거를 새로 산 기념으로 머리를 새로 한 형은
미용실에서 나와 동네를 크게 한 바퀴 돌고 있었습니다

형이 힘주어 페달을 밟을 때마다
배경은 빠르게 형을 지나쳐 갔습니다

가도 가도 형과 형의 자전거를 둘러싼 배경은
반듯한 아파트 불빛이었습니다

반복되는 배경 속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아파트 불빛을 바라보며
자신이 제자리에 멈춰 있는 건 아닐까
형은 생각하며 페달질을 잠시 멈추어 보았지만
자전거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형은 멈추었지만
배경은 형과 형의 새로 산 자전거를
멈추지 않고 지나쳤습니다

형이 동네에서 배달 노동을 하겠다며
자전거를 사온 하루가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 임경섭



:
어둑한 겨울
아파트 불빛

은 아직
멈출 수가 없다

( 230207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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