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9일)
딩동댕 지난여름*
긴 이야기가 필요했어요
딩동댕 지난여름
펭귄과 북극곰
네모난 발가락
그보다
우리를 달리 설명할 수 있겠어요
재와 연기
갱지와 홀로그램
익어가는 감자와
고구마의 타닥거림
믿음직스러운
흰 나무와 검은 돌
고딕과 이탤릭
차가운 인간과 따뜻한 기계
장대비처럼 내리는 사랑
나 기다렸어요
햇빛의 눈을 피하지 않는
젊은 사랑을요
잠 속의 잠
액자 속의 액자
뒤척임 속의 뒤척임
하나 마나 한 이야기를요
하고 싶어요 딩동댕
지난여름
꿈에서 꿈을 설명해요
맛있는 악몽을 꾸었다고요 .
불타는 집에서
문짝도 소파도 검어져요
나 혼자서 창백해요
꿈인 걸 알아차리면
꿈이 나를 노려보네요
아내는 스쿼트를 하며
커다란 솥을 들여다보고 있어요
심각한 얼굴로
오후 4시가 끓어올라요 딩동댕 딩동댕
아내의 종아리처럼
나날이 단단해지는 사랑
나 기다렸어요
그야
긴 이야기가 필요했으니까요
여름의 녹음 여름의 녹수
여름에 무성해지는 녹.......
멀리서는 초록
가까이서 보면 파란
풍선처럼 숨 쉬는 법을 배워요
두부면 삶아 먹어요
심리학 수업 듣고
아직 없는 아이의 이름을 지어요
딩동댕 딩동댕
내용 없는 여름일랑 그대로 오세요
더러운 세상은 사랑해버려요
다정하게 맞서는 법을 배워요
비누 거품 속에서 말끔해진
비밀들이 응성거려도
나는 아내의 스쿼트에 동참해요
무릎을 구부리면서
긴 이야기를 발명하는 거예요
토마토 기러기 마그마 스위스 수비수
오디오 일요일 사진사 별똥별 실험실
쓸모없는 단어들로 이루어진
딩동댕 지난여름
지금쯤
장대비가 시원하게 쏟아지겠죠
세계는 자세를 바꾸어
창밖을 바라보네요
*송창식의 노래 『딩댕동 지난여름』작사 임진수 1983
* 강혜빈, [미래는 허밍을 한다]에서
- 문학과지성 시인선 587, 2023. 7. 1
- 파란, [계간 파란 39 · 2025 겨울] 에서 (10~11)
:
늘 그러하듯 새해가 되자
쏟아지는 일들에 허덕이다가
지난주 신년 워크숍 1박 2일 제주도,
누구 덕분에(!) 뜬금없이 서울, 콘서트까지 댕겨오느라
후다닥 보름이 가버렸다.
다시 출근하니 또 일 속으로...
겨우 틈날 때 숨 쉬며 생각하노니
딩동댕 지난여름 난 무얼 하였던지
심각한 얼굴로
오후 4시가 되고
세계는 자세를 바꾸어
창밖을 바라보네요
( 260119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0115~0116 제주도, 0117 올림픽체조경기장
딩동댕 지난여름*
긴 이야기가 필요했어요
딩동댕 지난여름
펭귄과 북극곰
네모난 발가락
그보다
우리를 달리 설명할 수 있겠어요
재와 연기
갱지와 홀로그램
익어가는 감자와
고구마의 타닥거림
믿음직스러운
흰 나무와 검은 돌
고딕과 이탤릭
차가운 인간과 따뜻한 기계
장대비처럼 내리는 사랑
나 기다렸어요
햇빛의 눈을 피하지 않는
젊은 사랑을요
잠 속의 잠
액자 속의 액자
뒤척임 속의 뒤척임
하나 마나 한 이야기를요
하고 싶어요 딩동댕
지난여름
꿈에서 꿈을 설명해요
맛있는 악몽을 꾸었다고요 .
불타는 집에서
문짝도 소파도 검어져요
나 혼자서 창백해요
꿈인 걸 알아차리면
꿈이 나를 노려보네요
아내는 스쿼트를 하며
커다란 솥을 들여다보고 있어요
심각한 얼굴로
오후 4시가 끓어올라요 딩동댕 딩동댕
아내의 종아리처럼
나날이 단단해지는 사랑
나 기다렸어요
그야
긴 이야기가 필요했으니까요
여름의 녹음 여름의 녹수
여름에 무성해지는 녹.......
멀리서는 초록
가까이서 보면 파란
풍선처럼 숨 쉬는 법을 배워요
두부면 삶아 먹어요
심리학 수업 듣고
아직 없는 아이의 이름을 지어요
딩동댕 딩동댕
내용 없는 여름일랑 그대로 오세요
더러운 세상은 사랑해버려요
다정하게 맞서는 법을 배워요
비누 거품 속에서 말끔해진
비밀들이 응성거려도
나는 아내의 스쿼트에 동참해요
무릎을 구부리면서
긴 이야기를 발명하는 거예요
토마토 기러기 마그마 스위스 수비수
오디오 일요일 사진사 별똥별 실험실
쓸모없는 단어들로 이루어진
딩동댕 지난여름
지금쯤
장대비가 시원하게 쏟아지겠죠
세계는 자세를 바꾸어
창밖을 바라보네요
*송창식의 노래 『딩댕동 지난여름』작사 임진수 1983
* 강혜빈, [미래는 허밍을 한다]에서
- 문학과지성 시인선 587, 2023. 7. 1
- 파란, [계간 파란 39 · 2025 겨울] 에서 (10~11)
:
늘 그러하듯 새해가 되자
쏟아지는 일들에 허덕이다가
지난주 신년 워크숍 1박 2일 제주도,
누구 덕분에(!) 뜬금없이 서울, 콘서트까지 댕겨오느라
후다닥 보름이 가버렸다.
다시 출근하니 또 일 속으로...
겨우 틈날 때 숨 쉬며 생각하노니
딩동댕 지난여름 난 무얼 하였던지
심각한 얼굴로
오후 4시가 되고
세계는 자세를 바꾸어
창밖을 바라보네요
( 260119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0115~0116 제주도, 0117 올림픽체조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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