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4일)
즉석복권
가능성은 긁지 않을 때 일어나는 사건
우리는 서로의 등을 긁어줬다 꽝인지, 행운인지 손 닿지 않는 곳을 긁어주는 사이가 되었지만 잔소리를 하며 바가지를 긁을 때가 많았다 긁을수록 앞날은 보이지 않고 마른 등판만 눈에 들어왔다 일확천금의 불가능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눈으로 보지 않고 믿는 것이
가장 쉬운 일
긁지 않고 그대로 두는 편이 나을 뻔했다 우리는 꽝이란 것을 안 뒤 즉석요리를 먹듯 뭐든지 쉽게 화를 내고 아무것도 아닌 일로 찢어지자며 언성을 높였다 어떤 날은 긁다가 혈흔을 남기기도 했다
손톱은 피를 먹고 자랐다 우리의 관계에서 남은 건 피밖에 없다는 생각을 할 때, 등골은 물론이고 이마와 미간, 손등...… 온몸은 그야말로 손톱자국으로 이글거렸다
그래도 한 가지
우리가 낳은 자식은 가능성이 많은 아이라고 여겼다
그 희망을 간직하고 살았다
* 박은영, [우리의 피는 얇아서]에서 (24~25)
- 시인의일요일시집 004, 2023. 4. 5
:
얼마나 기다린 연휴+이틀 휴가의 끝자락이던가,
두 님(마님과 따님)과 서울까지 가서 "빛의 시어터" 관람을 하기로 마음먹고 8월에 예매를 해두었고 지난 주말 워커힐까지 찾아갔더니
빈지노 콘서트, "NOWITZKI LIVE"로 전시는 취소되었고 우리는 하릴없이 다른 방향으로 길을 틀어 나왔다.
남은 일정이 있어 견딜만은 하였으나 폭우 쏟아지던 머나먼 밤길을 달려 함께하는 아름다운 시간에 대한 꿈은 날아갔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곧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남은 시간을 잘 보내었다.
그 희망을 간직하고 살았다
시들지 않을 듯한 여름이 저물고 있다.
( 240924 들풀처럼 )
#오늘의_시
즉석복권
가능성은 긁지 않을 때 일어나는 사건
우리는 서로의 등을 긁어줬다 꽝인지, 행운인지 손 닿지 않는 곳을 긁어주는 사이가 되었지만 잔소리를 하며 바가지를 긁을 때가 많았다 긁을수록 앞날은 보이지 않고 마른 등판만 눈에 들어왔다 일확천금의 불가능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눈으로 보지 않고 믿는 것이
가장 쉬운 일
긁지 않고 그대로 두는 편이 나을 뻔했다 우리는 꽝이란 것을 안 뒤 즉석요리를 먹듯 뭐든지 쉽게 화를 내고 아무것도 아닌 일로 찢어지자며 언성을 높였다 어떤 날은 긁다가 혈흔을 남기기도 했다
손톱은 피를 먹고 자랐다 우리의 관계에서 남은 건 피밖에 없다는 생각을 할 때, 등골은 물론이고 이마와 미간, 손등...… 온몸은 그야말로 손톱자국으로 이글거렸다
그래도 한 가지
우리가 낳은 자식은 가능성이 많은 아이라고 여겼다
그 희망을 간직하고 살았다
* 박은영, [우리의 피는 얇아서]에서 (24~25)
- 시인의일요일시집 004, 2023. 4. 5
:
얼마나 기다린 연휴+이틀 휴가의 끝자락이던가,
두 님(마님과 따님)과 서울까지 가서 "빛의 시어터" 관람을 하기로 마음먹고 8월에 예매를 해두었고 지난 주말 워커힐까지 찾아갔더니
빈지노 콘서트, "NOWITZKI LIVE"로 전시는 취소되었고 우리는 하릴없이 다른 방향으로 길을 틀어 나왔다.
남은 일정이 있어 견딜만은 하였으나 폭우 쏟아지던 머나먼 밤길을 달려 함께하는 아름다운 시간에 대한 꿈은 날아갔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곧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남은 시간을 잘 보내었다.
그 희망을 간직하고 살았다
시들지 않을 듯한 여름이 저물고 있다.
( 240924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0921 '빛의 시어터' 전시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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