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배경이 되는 일
사진을 찍는 남녀의 뒤로 가다가
찰칵, 내 뒷모습이 찍혔네
순간 알았네
저이들 뒤에 선 홰나무나
능소화처럼
나도 배경이 되었음을
배경은
나를 최대한 평평히 말아넣는 일
나를 희미하게 탈색하는 일
저이들이 인화된 사진을 보며
나를 알아채지 못하게
나는 바위처럼 납작하게
나는 나무처럼 건들거리며
나는 구름처럼 둥싯거리며
나는 가장 나중에야 들통 나는 사람
그러나
언젠가 너로부터
배경이 되었던 날처럼
너무 갑작스럽지는 않게
너무 쓸쓸하지는 않게
저이들이 나와 홰나무와 능소화를 홀홀 접어서
손바닥만한 디카 주머니에 넣고
깨꽃처럼 웃으며 사라진다
* 문성해, [입술을 건너간 이름]에서
- 창비시선 351, 2012. 9.25
:
엊그제 공원에 걸으러 나가니
잊고 있던 붉은 능소화가 활짝 펴 ~ ~
다시 갈 주말에는
장마비로 이미 떠났으리니
유월도 곧 떠나고
납량특집이나 한 편 봐야겠다.
( 240626 들풀처럼 )
#오늘의_시
배경이 되는 일
사진을 찍는 남녀의 뒤로 가다가
찰칵, 내 뒷모습이 찍혔네
순간 알았네
저이들 뒤에 선 홰나무나
능소화처럼
나도 배경이 되었음을
배경은
나를 최대한 평평히 말아넣는 일
나를 희미하게 탈색하는 일
저이들이 인화된 사진을 보며
나를 알아채지 못하게
나는 바위처럼 납작하게
나는 나무처럼 건들거리며
나는 구름처럼 둥싯거리며
나는 가장 나중에야 들통 나는 사람
그러나
언젠가 너로부터
배경이 되었던 날처럼
너무 갑작스럽지는 않게
너무 쓸쓸하지는 않게
저이들이 나와 홰나무와 능소화를 홀홀 접어서
손바닥만한 디카 주머니에 넣고
깨꽃처럼 웃으며 사라진다
* 문성해, [입술을 건너간 이름]에서
- 창비시선 351, 2012. 9.25
:
엊그제 공원에 걸으러 나가니
잊고 있던 붉은 능소화가 활짝 펴 ~ ~
다시 갈 주말에는
장마비로 이미 떠났으리니
유월도 곧 떠나고
납량특집이나 한 편 봐야겠다.
( 240626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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