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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_시

팔당댐에서 쓰는 시론

(2024년 6월 5일)



팔당댐에서 쓰는 시론


.
포기라는 기법을 아시는지
.
상류부터 속살거림과 낙차들을 내장한 채
관념 같은 댐에 갇혀 맴도는 물을 보다가
서정의 흐름을 포기한다
현재시제란 도래하는 과거의 어휘들일 뿐
새것은 없으면서 새것이라 표현하는 일
.
어디로 올지 몰라
은유의 통로를 전부 열어놓고
지체하는 말들을 기다린다
거죽을 전부 벗긴 양 쓰라리다
습관처럼 포기하고 익사체를 건지듯
부유하는 문장들을 살려보려다가
율(律)만 망치고 행을 진행하지 못한다
.
막혀있던 이미지의 수문이 열리면
주저 없이 이전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
접신(接神)의 순간을 얻는다
.
포기를 아시는지
몸을 휘감는 물비린내처럼
버리지도 떨치지도 못하는 문장들 앞에
한탄한 적 있으셨는지
댐처럼 문장들을 그득하게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포기하지 못하시는지

* 전영관 시인, "얼굴책"에서


:
'주저 없이 이전 것들을 포기해야'하는
그 일을 못 하여서

누군가는 시인이 되고
누군가는 독자가 되어,
오늘도
맛있는 시를 찾아 서성대는,

습작 習作기간, 마흔 해의
아직도 문학청년이라 주장하며
#화요주막 이나 기다리는,

저 폭포수를 바라만 보면서...

( 190604 들풀처럼 )


예순이
코앞인데

이제는
습작도 하지 않고

객지에서, 홀로
#월요주막 이나 기다리는...

( 240605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팔당댐, 다음 백과사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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