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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_시

(2023년 12월 28일)





집 마당에서 손님을 받아달라
후사도 없는 유언은 소박했다
하루도 들을 비운 적 없는 당숙 떠나간 뒤
농구(農具)에 묻은 흙은 채 마르지 않았고

상강(霜降) 전야
한 개 남은 까치밥 아래 내걸린 조등 빛이
따스하게 가닿는 이웃집 창문
생애 첫겨울 맞는 베트남 신부와
만혼의 감창(甘唱) 숨죽여 끊이질 않고

광원(曠原)엔 서리,
언 들불이 댕기는데
빈 들
벼 그루터기
새싹
밀어 올린다

* 박신규, [그늘진 말들에 꽃이 핀다]에서
- 창비시선 415, 2017.10.30



:
'편안함에 이르렀'기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231228 들풀처럼 )


#오늘의_시



https://youtu.be/oBKpJiVEcnU?si=WHGaNyDfyiPzEYF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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