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7일)
먼 길
당신을 위해
부디
그런 날 살아냈습니다
긴 강변 시든 갈댓잎에 앉은
흰제비노랑나비
나는 털구두를 벗어 들고
앞치마를 한껏 펄럭이며
지치고 병든 갈대의 강변에서
젖고 언 발
지팡이 되어
막 요리를 시작하려 합니다
때늦은 것은 없습니다
내가 한 시절 떼어내
가을 꽃무덤에 불 지피고
내 남은 한 시절
이 저무는 가을날 여명 치맛자락 끝에
열매로 남겨둡니다
이제는 살아갈 날
주먹에서
무성하게 파도치는군요
* 박서원, [박서원 시전집]에서 (358~359)
- 최측의농간, 초판 1쇄, 2018. 4.26
:
고속도로를 엉금어금 기다시피 네 시간 넘어 내려온 먼 길 이었습니다. 주말 고속도로를 거의 달려본 적 없는 저로서는 처음 겪는 낭패였습니다.
운전도 제가 한 것도 아니었지만 고속도로을 빠져나와 다시 이어진 지하철경전철 한 시간, 늦은 밤, 빈 속으로라도 집에 도착하였으니 참 고마운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때늦은 것은 없습니다
( 231127 들풀처럼 )
#오늘의_시
먼 길
당신을 위해
부디
그런 날 살아냈습니다
긴 강변 시든 갈댓잎에 앉은
흰제비노랑나비
나는 털구두를 벗어 들고
앞치마를 한껏 펄럭이며
지치고 병든 갈대의 강변에서
젖고 언 발
지팡이 되어
막 요리를 시작하려 합니다
때늦은 것은 없습니다
내가 한 시절 떼어내
가을 꽃무덤에 불 지피고
내 남은 한 시절
이 저무는 가을날 여명 치맛자락 끝에
열매로 남겨둡니다
이제는 살아갈 날
주먹에서
무성하게 파도치는군요
* 박서원, [박서원 시전집]에서 (358~359)
- 최측의농간, 초판 1쇄, 2018. 4.26
:
고속도로를 엉금어금 기다시피 네 시간 넘어 내려온 먼 길 이었습니다. 주말 고속도로를 거의 달려본 적 없는 저로서는 처음 겪는 낭패였습니다.
운전도 제가 한 것도 아니었지만 고속도로을 빠져나와 다시 이어진 지하철경전철 한 시간, 늦은 밤, 빈 속으로라도 집에 도착하였으니 참 고마운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때늦은 것은 없습니다
( 231127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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