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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_시

잊어버리고

(2023년 9월 19일)


             잊어버리고


잊어버리고 있어야지
자꾸 가서 디다보면
더 안 나오는 거여
자꾸 디다보면
못 나오는 거여
사람 독만큼 미서운 게 또 있으까
사람 독에 쐬어 못 나오는 거여
뭐 심었다 생각두 말구
그냥 냅두고 잊어버리는 거여
그 전에는 논일해야지 밭일해야지
그거 생각할 겨를이 어디 있어
할 일 없으니께 자꾸 가서 디다보구 파보구 하니
뿌렝이가 썩는겨
잊어먹구 있으믄
보리가 익을 때
뻐꾸기 소리 알아듣구 토란 순이 나오는겨

* 송진권, [원급법 배우는 시간]에서
- 창비시선 483, 2022.10.24



:
그렇다고 합니다

하여 다
잊어버리고

살아가 봅니다..

살기 위하여

( 230919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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