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8일)
가물가물 불빛
당신과 이제 끝이다 생각하고 갔어
가물가물 땅속으로 꺼져갔어
왕릉의 문 닫히고
석실 선반 위에 그 불빛
얼마 동안 펄럭였을까
왕이 죽고 왕비가 죽고
나란히 누운 그들
칼을 차고 금신발을 신고
저승 벌판을 헤맬 동안
그 불꽃 혼자 어떻게 떨었을까
당신 나 끝이야
이젠 우리 죽은 거야
가물가물 마지막 불빛 사윈 다음
또 몇 세기를 캄캄히 떠내려갈까
금관도 옥대도 비스듬히 쓰러졌지
다 무너지고 무너져서
왕비 어금니 하나 반짝 눈떴지
얼마를 헤매게 될까
당신이 있는 세상 거기
그래도 봄이면 새풀 돋겠지
삐죽삐죽 솟고 무성해지다
냇물은 소리치며 돌아 내려가겠지
당신 나 잊고 나 당신 잊고
* 최정례, [붉은 밭]에서
- 창비시선 210, 2001.10.10
:
해질무렵
가을 냄새가 설핏,
하지만
아직은 아니, 아니오.
( 230828 들풀처럼 )
#오늘의_시
가물가물 불빛
당신과 이제 끝이다 생각하고 갔어
가물가물 땅속으로 꺼져갔어
왕릉의 문 닫히고
석실 선반 위에 그 불빛
얼마 동안 펄럭였을까
왕이 죽고 왕비가 죽고
나란히 누운 그들
칼을 차고 금신발을 신고
저승 벌판을 헤맬 동안
그 불꽃 혼자 어떻게 떨었을까
당신 나 끝이야
이젠 우리 죽은 거야
가물가물 마지막 불빛 사윈 다음
또 몇 세기를 캄캄히 떠내려갈까
금관도 옥대도 비스듬히 쓰러졌지
다 무너지고 무너져서
왕비 어금니 하나 반짝 눈떴지
얼마를 헤매게 될까
당신이 있는 세상 거기
그래도 봄이면 새풀 돋겠지
삐죽삐죽 솟고 무성해지다
냇물은 소리치며 돌아 내려가겠지
당신 나 잊고 나 당신 잊고
* 최정례, [붉은 밭]에서
- 창비시선 210, 2001.10.10
:
해질무렵
가을 냄새가 설핏,
하지만
아직은 아니, 아니오.
( 230828 들풀처럼 )
#오늘의_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