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_시

무지개

(2023년 8월 24일)


         무지개


그 옛날 제가 어렸을 적
웃냇가 노둣돌 틈서리에서 물장구치다
느닷없는 천둥 소나기에 놀라 벌거숭이로
들 가운뎃길을 향해 냅다 뛰었을 때
바로 옆 밭에서 김매다 갑자기 없어진 나를 찾아
어머니는 가름젱이 온 들판을 호미 들고 다 헤매셨다면서요?
들판 가득 무지개 곱게 피어오르던 그 훈훈한 여름날 저녁

* 이시영, [사이]에서
- 창비시선 142, 1996. 2. 1



:
무지개
생각조차 하지 않는 날이 길었다

이렇게라도
만났으니 다행이다

얼마 남지 않은
훈훈한 여름날 저녁

냅다
뛰어보자

( 230824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0823 광명시에서, ㅅ ㄷ ㅁ



'오늘의_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물가물 불빛  (0) 2023.08.28
신당등대  (0) 2023.08.25
환절기  (1) 2023.08.23
칠석(七夕)  (0) 2023.08.22
벽시계를 보다  (0) 2023.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