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9일)
여름밭
여름에는 한두 평 여름밭을 키운다
재는 것 없이 막행막식하고 살고 싶을 때 있지
그때 내 마음에도 한두 평 여름밭이 생겨난다
그냥 둬보자는 것이다
고구마순은 내 발목보다는 조금 높고
토란은 넓은 그늘 아래 호색한처럼 그 짓으로 알을 만들고
참외는 장대비를 콱 물어삼켜 아랫배가 곪고
억센 풀잎들은 숫돌에 막 갈아 나온 낫처럼 스윽스윽 허공의 네 팔다리를 끊어놓고
흙에 사는 벌레들은 구멍에서 굼실거리고
저들마다 일꾼이고 저들마다 살림이고
저들마다 막행막식하는 그런 밭
날이 무명빛으로 잘 들어 내 귀는 밝고 눈은 맑다
그러니 그냥 더 둬보자는 것이다
* 문태준, [맨발]에서
- 창비시선 238, 2004. 8.30
:
한두 평 보다는 너른
텃밭을 키우는데
희한하게도 억센 풀잎들 말고는
시인이 말한 아해들만
지난해 키우다
올해는 심지 않았구나
그러니
그냥 더 둬보자는 것이다
억수로
퍼붓는 장맛비에도 ㅠㅠ
( 230719 들풀처럼 )
#오늘의_시
여름밭
여름에는 한두 평 여름밭을 키운다
재는 것 없이 막행막식하고 살고 싶을 때 있지
그때 내 마음에도 한두 평 여름밭이 생겨난다
그냥 둬보자는 것이다
고구마순은 내 발목보다는 조금 높고
토란은 넓은 그늘 아래 호색한처럼 그 짓으로 알을 만들고
참외는 장대비를 콱 물어삼켜 아랫배가 곪고
억센 풀잎들은 숫돌에 막 갈아 나온 낫처럼 스윽스윽 허공의 네 팔다리를 끊어놓고
흙에 사는 벌레들은 구멍에서 굼실거리고
저들마다 일꾼이고 저들마다 살림이고
저들마다 막행막식하는 그런 밭
날이 무명빛으로 잘 들어 내 귀는 밝고 눈은 맑다
그러니 그냥 더 둬보자는 것이다
* 문태준, [맨발]에서
- 창비시선 238, 2004. 8.30
:
한두 평 보다는 너른
텃밭을 키우는데
희한하게도 억센 풀잎들 말고는
시인이 말한 아해들만
지난해 키우다
올해는 심지 않았구나
그러니
그냥 더 둬보자는 것이다
억수로
퍼붓는 장맛비에도 ㅠㅠ
( 230719 들풀처럼 )
#오늘의_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