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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_시

모퉁이를 돌다

(2023년 1월 30일)


                                                  모퉁이를 돌다


       어느날 당신 앞에 모퉁이가 나타난다 모퉁이는 당신이 보았거나 보게 될 한없이 이어진 몇개의 선분이다 당신은 모퉁이를 돌며 모퉁이라고 발음하고 모퉁이라고 발음하며 모퉁이를 돈다 모퉁이는 돌거나 그냥 지나칠 수 있다 오늘도 모퉁이는 당신에게 사라지거나 나타날 것을 종용한다 모퉁이는 지나치고 모퉁이는 냉정하고 모퉁이는 어둡고 모퉁이는 발생 가능한 사건의 형태로 존재한다 당신은 모퉁이를 돌면서 위를 쳐다본다 하늘이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다 보고 싶다고 되뇌면 보고 싶은 감정이 더할까 덜할까 이것은 문장으로 연습해 보는 어떤 종류의 감정이다 소멸되기를 거부하는 어떤 종류의 감정이다 삼각형 사각형 각진 도형들의 감각으로 위로받고 싶은 모종의 마음이다 새장의 새처럼 새의 새장처럼 휘날리는 은빛 깃털처럼 은빛 깃털의 휘날림처럼 당신은 약간의 온기만 있으면 족하다 그러나 당신에게 온기는 언제나 부족하다 당신은 모퉁이를 돌며 오전과 오후를 연습한다 나타났다 사라지는 일의 불가해함을 연습한다 그림자의 각도를 예측하고 그림자의 일부가 된다 모퉁이를 돌면서 모퉁이라고 발음하고 모퉁이라고 발음하면서 모퉁이를 돈다 어느날 당신 앞에 모퉁이가 나타난다

* 아제니, [아마도 아프리카]에서
- 창비시선 321, 2010.10.15



:
워크샵 1박 2일 일정의 마지막,
우연히 들른 전혁림 미술관,

그냥 좋았다.
바람처럼 통영처럼

모퉁이를 돌아서면
어찌될 지 모르는 게 인생이지

( 230130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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