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
벨로루스끼역에서
모스크바 뜨베르스까야 거리
벨로루스까야 지하철역에서 몇발짝 더 가면
벨라루스 가는 기차역이 있네
민스끄로 떠나는 기차가 있네
어둠에 섞여 2층으로 올라가면
겨울밤 아홉시 반
대합실 있네
시커먼 방한복들 뒤집어쓰고
베낭에 기댄 사내들의 잠을
쓸쓸한 냄새가 눈처럼 덮어주고 있네
돈 못 벌고 돌아가는 막막한 냄새
그 한옆에 나도 섞여
어느 전생의 내 처갓집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기다리네
돈 못 번 사내가 되어 차라리 맘 편하네
─마리아 다브라볼스까야, 까따리나 살라두하 ······ 그리운 얼굴들
하나씩 스카프를 두르고 장모 같은 큰 처남댁 같은 걸직한 목소리
허리 굵은 슬라브 할머니들은 저켠에서 담배를 뽁뽁 피우네
메주 뜨는 사랑방의 봉초 냄새
구수하고 무신경한 냄새가 자리를 건너와 우리를 덮어주네
밤기차는 으례 몇시간째 오지 않고
만리길을 떠나온 나는 자꾸만 눈이 감기네
민스끄 뒷골목 아내가 끓이는 보르시 수프 냄새가 나는 듯하네
모스끄바 서쪽 뜨베르스까야 거리
눈 덮인 벨라루스행 기차역.
* 김사인, [창작과비평 2025 겨울호]에서 (71~72)
- 창비, 통권 210호, 2025.12. 1
:
깜박 졸다 깬
아홉 시 반
뒤척이다 뒤적이며
다시 잠이 드는
쓸쓸한 대합실 같은
막막한 어둠에 섞여
겨울밤은 깊어가고
밤기차는 역시 오지 않고
한 잔 생각은
간절해도,
( 251217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1809 블라디보스트크에서,
벨로루스끼역에서
모스크바 뜨베르스까야 거리
벨로루스까야 지하철역에서 몇발짝 더 가면
벨라루스 가는 기차역이 있네
민스끄로 떠나는 기차가 있네
어둠에 섞여 2층으로 올라가면
겨울밤 아홉시 반
대합실 있네
시커먼 방한복들 뒤집어쓰고
베낭에 기댄 사내들의 잠을
쓸쓸한 냄새가 눈처럼 덮어주고 있네
돈 못 벌고 돌아가는 막막한 냄새
그 한옆에 나도 섞여
어느 전생의 내 처갓집으로 돌아가는 기차를 기다리네
돈 못 번 사내가 되어 차라리 맘 편하네
─마리아 다브라볼스까야, 까따리나 살라두하 ······ 그리운 얼굴들
하나씩 스카프를 두르고 장모 같은 큰 처남댁 같은 걸직한 목소리
허리 굵은 슬라브 할머니들은 저켠에서 담배를 뽁뽁 피우네
메주 뜨는 사랑방의 봉초 냄새
구수하고 무신경한 냄새가 자리를 건너와 우리를 덮어주네
밤기차는 으례 몇시간째 오지 않고
만리길을 떠나온 나는 자꾸만 눈이 감기네
민스끄 뒷골목 아내가 끓이는 보르시 수프 냄새가 나는 듯하네
모스끄바 서쪽 뜨베르스까야 거리
눈 덮인 벨라루스행 기차역.
* 김사인, [창작과비평 2025 겨울호]에서 (71~72)
- 창비, 통권 210호, 2025.12. 1
:
깜박 졸다 깬
아홉 시 반
뒤척이다 뒤적이며
다시 잠이 드는
쓸쓸한 대합실 같은
막막한 어둠에 섞여
겨울밤은 깊어가고
밤기차는 역시 오지 않고
한 잔 생각은
간절해도,
( 251217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1809 블라디보스트크에서,
사진 : 벨로루스끼역, 위키백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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