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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_시

저녁을 짓다

(2025년 12월 4일)


저녁을 짓다


짓는 것 중에 으뜸은 저녁이지
짓는 것으로야 집도 있고 문장도 있고 곡도 있겠지만
지우면 곧 사라지는 것이 저녁 아니겠나
사라질 것을 짓는 일이야말로 일생을 걸어볼만한 사업이지
소멸을 짓는 일은 적어도 하늘의 일에 속하는 거니까
사람으로선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을
매일 같이 연습해 본다는 거니까
멸하는 것 가운데 뜨신 공깃밥을 안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이 지상에 습관처럼 지극한 것도 없지
공깃밥이라는 말 좋지
무한을 식량으로
온 세상에 그득한 공기로 짓는 밥
저녁 짓는 일로 나는 내 작업을 마무리하고 싶네
짓는 걸 허물고 허물면서 짓는
저녁의 이름으로

* 손택수, [눈물이 움직인다]에서
- 창비시선 519, 2025. 5.28

* 김승희, "제27회 백석문학상"심사평에서 (445)
- 창비, 통권 210호, 2025.12. 1



:
매일 점심저녁을
회삿밥으로 먹다

격주로 내려가면
먹을 수 있는 짓는 밥,

주말에 내려가면
또 졸라봐야지,

내가 젤 좋아하는
랑딸의 파스타

( 251204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1130 랑딸이 맹글어 준 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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