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7일)
토 막 말
가을 바닷가에
누가 써놓고 간 말
썰물진 모래밭에 한줄로 쓴 말
글자가 모두 대문짝만씩해서
하늘에서 읽기가 더 수월할 것 같다
정순아보고자퍼서죽껏다씨펄.
씨펄 근처에 도장찍힌 발자국이 어지럽다
하늘더러 읽어달라고 이렇게 크게 썼는가
무슨 막말이 이렇게 대책도 없이 아름다운가
손등에 얼음조각을 녹이며 견디던
시리디시린 통증이 문득 몸에 감긴다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는 가을바다
저만치서 무식한 밀물이 번득이며 온다
바다는 춥고 토막말이 몸에 저리다
얼음 조각처럼 사라질 토막말을
저녁놀이 진저리치며 새겨 읽는다
* 정양, [살아 있는 것들의 무게]에서
- 창비시선 168, 1997.11.20
:
개펄 바다에 씌어진
'씨펄'이란 말이
절박하게 다가온다.
'무슨 막말이 이렇게 대책도 없이 아름다운가'
보고싶다,
보고 싶다
보, 고, 싶, 다, '씨펄'
그 마음에
'진저리'치는
저,
'저녁놀'
( 191107 들풀처럼 )
토 막 말
가을 바닷가에
누가 써놓고 간 말
썰물진 모래밭에 한줄로 쓴 말
글자가 모두 대문짝만씩해서
하늘에서 읽기가 더 수월할 것 같다
정순아보고자퍼서죽껏다씨펄.
씨펄 근처에 도장찍힌 발자국이 어지럽다
하늘더러 읽어달라고 이렇게 크게 썼는가
무슨 막말이 이렇게 대책도 없이 아름다운가
손등에 얼음조각을 녹이며 견디던
시리디시린 통증이 문득 몸에 감긴다
둘러보아도 아무도 없는 가을바다
저만치서 무식한 밀물이 번득이며 온다
바다는 춥고 토막말이 몸에 저리다
얼음 조각처럼 사라질 토막말을
저녁놀이 진저리치며 새겨 읽는다
* 정양, [살아 있는 것들의 무게]에서
- 창비시선 168, 1997.11.20
:
개펄 바다에 씌어진
'씨펄'이란 말이
절박하게 다가온다.
'무슨 막말이 이렇게 대책도 없이 아름다운가'
보고싶다,
보고 싶다
보, 고, 싶, 다, '씨펄'
그 마음에
'진저리'치는
저,
'저녁놀'
( 191107 들풀처럼 )
개펄엔
가지 못하고
겨우
텃밭에서
이래저래
진저리치며,
입동이다,
씨 sea 펄 pearl
( 221107 들풀처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