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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_시

눈 내리는 게르

(2023년 10월 24일)


    눈 내리는 게르


   별빛을 쏟아 밤이슬을 막으며
   기둥만 끌어안고 있는 게르 한 채

   우리는 눈을 번갈아 뜨며 별을 헤아렸고 낮달의 욕심이 깊어지기를 기다렸다 바람이 핥아 눅눅해진 스낵을 찬 숨으로 녹여 먹으며 아직 남은 미련이 있는지 빈 봉지 속에 손을 넣었다 빼곤 했다 두 심장 거리에서 바스락대던 종소리는 새벽을 아침으로 조각했다 산책하러 나갈까 묻는 말에 눈이 내리네 답하며 나는 기차표를 만지작거렸다 심장박동이 잦아들고 있었다 계획이란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가끔은 플랫폼이라는 예외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편도로 왕복을 고집했던 감정에는 구멍이 숭숭했다 바람이 외투 안으로 들이치는데 손끝이 시렸다

* 송미선, [이따금 기별]에서 (19)
- 상상인 시선 040, 2023. 9.26



:
엊그제 불쑥
다녀간 녀석들처럼

문득,
이따금 기별처럼

그날 그곳이
떠오르지만

계획이란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나는 기차표를
만지작거리기만 할 뿐

사무실에서는
벌써 난방기를 돌리고,

( 231024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181110 몽골, 눈 내린 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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