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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_시

어떤 기쁨은

(2023년 10월 4일)


어떤 기쁨은


해가 쨍쨍한 날
고개를 숙이고 걷던 이에게 말라 죽은 지렁이를 보여 준다

해를 피해 가던 순간에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비록 눈살은 찌푸렸지만
지렁이의 이로움엔 유감이 없는 사람

그럼에도 그 사람이
스스로 눈살을 찌푸린 이유에 대해 생각할지
어떤 기쁨은 알 수 없다

눈이 부시다는 이유로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이유로

어떤 슬픔이 꿈틀거리는지
너무 환한 날에 멀어지는지

* 김민지, [계간 파란 29, 2023 여름]에서 (21)
- 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 2023. 6. 1


:
자꾸만
곱씹어 본다,

눈이 부시다는 이유로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이유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다시,
가을이다

( 231004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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