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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_시

걸어서 갈래

(2022년 9월 30일)


걸어서 갈래


ㅇ이 자기는 어디든 굴러다닌다는거야
지구도 한 바퀴 뚫고 왔다며 자랑이 대단했어

ㄷ은 입을 크게 벌려 바람을 넣어 다물고
ㄹ도 몸을 펴서 둥글게 말았어
ㅁ은 친구들한테 부탁해 앞구르기 뒤구르기
ㅎ은 모자를 벗고 나타났어

ㅅ은 씩씩거리며 집에 가다가
휙 돌아서서
ㅇ, 너 말이야
바람 불어도 꼼짝 않고 서 있을 수 있어

난 걸어서 가 볼래
까짓껏 지구 한 바퀴

* 변은경, 어린이와 문학, 2022년 여름호

* [동시마중, 제 75호, 2022년 9·10월]에서 (104~105) 다시 옮김
- 동시마중, 2022. 9. 1
 


:
까짓껏
핑계는 그만대고

이제 좀
걸어 보자구

잘 가,
구월

( 220930 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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