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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_시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2026년 4월 13일)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 13도
영하 20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 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나목(裸木)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 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 받은 몸으로, 벌 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魂)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으로 영상 5도 영상 13도 지상으로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 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 피는 나무이다

* 황지우,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에서 (81~82)
- 문학과 지성 시인선 R20



:
이윽고
기어코

마침내
드디어

이렇게
봄은 오고


그러하듯이

( 260413 들풀처럼 )


#오늘의_시


- 사진 : 0412 서부해당화
- 글 : 신재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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