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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_시

[내꺼]

(2023년 6월 15일)


                             [내꺼]


젊은 여자 개그맨이 TV에서 연애시절 받은 편지를 읽는다
편지는 이렇게 끝난다 [니꺼가]
세 음절의 그 말을 힘주어 읽은 후 어깨를 편다 젊은 남자 가수가
노래를 한다 밥을 먹다가 나는 숟가락을 입에 문 채 멍해진다
'내꺼 중에 최고'가 노래 제목이다 내꺼 중에 최고·······

보채는 당신에게 나는 끝내 이 말을 해주지 않는다
[누구꺼? 당신꺼 내꺼]
이 모든 소유격에 숨어 있는 마음의 그림자 노동,
그게 싫어, 라고 말하려다 관둔다 내가 좀더 현명하다면
[당신꺼]라고 편안히 말해줄 수도 있을 텐데 여인을 업어
강 건네준 후 여인을 잊는 구도자의 자유자재처럼
모두에게 속하고 어디에도 영원히 속할 수 없는
말이야 천만번 못하겠는가 내 마음이 당신을 이리 사랑하는데

그런데도 나는 [당신꺼]라고 말하지 않는다
햇살을 곰곰 빗기면서 매일 다시 생각해도
당신이 어떻게 내 것인가 햇살이 공기가 대지가 어떻게,
내 것이 아닌 당신을 나는 오 늘 도 다 만 사 랑 한 다·······

* 김선우,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에서 (18~19)
- 창비시선 344, 초판 1쇄, 2012. 3. 9



:
그러하다,
과연 그러하다.

'다 만 사 랑 한 다'
'오 늘 도'

( 190615 들풀처럼 )


참,
다행이다

내가 아직도
니꺼라서

( 230615 들풀처럼 )


#오늘의_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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